지난 11월 18일(음력 시월 초하루) 장안구 영화동 거북시장길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당제가 열렸다.
과거 경기도교육연구원 북쪽 주차장 뒷산인 역마산 자락에는 산신당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신신제를 지냈었다.
한국전쟁 20년 후인 1970년대까지만 해도 올려 졌던 전통문화(당제)는 산신당이 소실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있었다. 그러다가, 1997년부터 영화동 삼오회라는 자생조직이 영화동 당제의식을 복원하였고, 2010년부터 「영화동 당제 추진위원회」가 발족, 현재까지 전승되어 그 맥을 잇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의 여론과 과거 자료들을 살펴보면, 산신당에서의 제례의식은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추수감사와 함께 마을의 안녕과 사람들의 건강을 염원하는 마을 공동체적인 의식과, 음식을 나누며 즐기는 축제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년부터는 지난 11월 1일 당제추진위원회를 개최하여 많은 동민이 당제를 바로 알고 함께 참여하는 행사로 추진하기 위하여, 거북시장 차 없는 거리와 병행하여 거북시장길에서 개최하고자 결정했다.
당제의식 시작 전 산신당 터에서는 영화동 재향군인회 한교훈 회장 등이 주관하는 산신제를 먼저 올렸다. 간단한 포와 막걸리 등을 놓고 올 한해의 마무리와 내년의 평안을 빌고 당제 장소 이전을 고한 후 제관들의 인사와 배례로 산신제를 마쳤다.
영화동 당제의 당주와 초헌관은 당제추진위원회 서정국 위원장이 맡았으며, 아헌관은 김복기 통장협의회장이, 종헌관은 삼오회 장창남 회장과 이학보 영화동장이, 축관은 장종옥 주민자치위원이 맡아 윤신행 집례관이 진행하는 유교식 홀기에 의거 진지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은 쌀쌀한 가운데에도 이용영 장안구청장, 이찬열 국회의원, 홍종수, 한규흠, 한명숙 시의원과 영화동 단체장 등 200여명의 주요내빈과 주민이 참여하여 행사를 함께했다.
서정국 당제추진위원장은 “오래전부터 조상 대대로 지내오던 당제를 마을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맥을 잇고 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향후 더 많은 마을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하여 산신당 복원을 건의함과 더불어 주민들의 공동체를 창출할 수 있는 마을의 축제로 이끌어 가야 한다”는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